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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의 에코해빗8]분리배출계의 '빌런'(22.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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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에코맘코리아
  • 작성일 : 22-03-07 10:49
  • 조회수 : 9,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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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의 에코해빗] 분리배출계의 ‘빌런’ 

얼마 전, 직원 A씨 앞으로 큰 화장품 택배가 왔다. 택배 상자를 뜯는 A씨는 화장품 본품보다 사은품으로 온 샘플 키트에 더 관심을 보였다. 얼마 이상 구매하면 주는 이 키트는 조그마한 상자 안에 바디로션, 선크림, 샴푸, 폼클렌징, 수분크림 등 다양한 브랜드의 체험분이 비교적 알차게 들어있었다. 그중에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플라스틱 비닐 포장으로 된 샘플부터 원통형, 튜브형, 심지어 펌핑형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있다. A씨는 “이거 엄청 쏠쏠해요. 다양한 화장품을 공짜로 써볼 수도 있고, 작아서 여행 갈 때도 편해요. 무엇보다 ‘이번에는 뭐가 들어있을까?’ 궁금해서 일부러 구매액 맞추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편한 건 좋다 이거다. 하지만 문제는 용기의 크기다. 커봐야 손바닥보다도 작은 이 분리배출계의 ‘빌런(악당)’, 그것은 바로 소형 쓰레기이다.

‘분리배출만 잘하면 다 재활용되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중앙일보의 분석에 따르면 선별장을 거친 폐플라스틱 중 실제 분리수거된 물량의 30.7%만 다시 플라스틱으로 재활용되는 데 그쳤다. 선별은 사람이 손으로 직접 재활용이 가능한 것을 가려내는 작업이다. 그동안 시간과 인력 부족으로 작은 쓰레기를 골라내지 못했는데, 코로나19로 급증한 작업량에 샘플 용기처럼 작은 쓰레기를 일일이 골라내기란 어렵다. 민간 선별장에서는 재활용 재료로 수익을 낼 부피가 큰 플라스틱 폐기물을 우선적으로 선별하고, 작은 폐기물은 그냥 버려 소각 또는 매립한다. 충분히 재활용 가능한 재질일지라도 말이다. 수익성에 비교적 덜 민감한 공공 선별장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올바른 플라스틱 용기류 분리배출의 기본 수칙은 오염 제거다. 이에 나름 환경을 생각한다는 소비자들은 튜브형 플라스틱을 반으로 잘라 내용물을 닦은 후 배출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기존 크기보다 더 작아져 선별을 못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냥 버릴 수도 없는 노릇.

그렇다면 튜브형 플라스틱 분리배출 방법은 무엇일까?

① 가운데를 자른다.

② 내용물을 다 사용 후 휴지로 닦거나 씻는다.

③ 재질이 다른 뚜껑과 튜브 본체는 분리한다.

④ 위아래 통을 끼워 최대한 큰 덩어리로 만들어 분리배출한다.

* 튜브 안을 깨끗이하기 어렵거나 손바닥보다 작은 것은 일반쓰레기(종량제봉투)에 버린다.

화장품이나 의약품 같은 화학 성분을 포함한 내용물일 경우 환경오염과 생태계 교란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절대 물로 흘려보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비닐류는 어떠한가? 환경부는 올바른 비닐포장재와 일회용 비닐봉투의 분리배출 방법으로 "내용물을 비우고 이물질을 제거한 뒤 흩날리지 않도록 봉투에 담아 배출한다"라고 설명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비닐도 플라스틱과 마찬가지로 선별장의 작업자들 손에 의해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깨끗하게 세척 후 가급적 접지 않고 펼쳐서 배출하는 것이 자원순환에 이롭다.

결국, 소비자가 제대로 분리배출해도 선별과정에서 골라낼 수 없다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뜻이다. 아예 소형 쓰레기 생산량을 줄이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과대포장부터 소형샘플까지 쓰레기가 넘쳐나 대란까지 일어나는 세상이다. 기업은 생산 단계에서 쓰레기 발생량 자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소비자들 또한 필요하지 않은 샘플을 주는 대로 받지 말고, 버릴 때는 올바르게 분리배출해야 한다.



출처 : 여성신문(http://www.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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