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톨릭평화신문]미세먼지에 거꾸로 대응하는 청개구리(2018.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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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에코맘코리아
- 작성일 : 20-02-2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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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생 아이는 학교 자습실에만 가면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하소연한다. “미세먼지가 있으니 창문을 열지 말라”는 선생님의 지시로 인해 밀폐된 자습실은 100명의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미세먼지, 책상이나 기자재에서 나오는 화학물질, 아이들의 땀 냄새며 발 냄새, 그리고 쉼 없이 뱉어내는 치명적인 이산화탄소 등으로 가득한 공간이 된다. 이런 공간에서 아이들은 정신이 몽롱해질 수밖에 없고, 자습은 이미 물 건너갔다고 볼 수 있다. 유럽에서는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교실 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꼽는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듯, 미세먼지 막으려다 이산화탄소로 아이들을 질식시킬까 겁난다.
특히 한국은 실내에서 요리하는 문화로 실내 공기 질이 외국보다 더 안 좋다.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실내공기가 실외공기보다 심할 때는 100배에서 1000배까지 나쁘다고 보고됐다. 그러니 미세먼지 때문에 문을 꼭꼭 닫아두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결국 환기가 중요하다.
미세먼지는 왜 생기는 걸까? 쉽게 말하면 미세먼지는 뭔가를 태울 때 생긴다. 현대문명의 기반인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발전소의 배기가스, 공장의 연기 등이 모두 원인이다. 그중에서도 화력발전소와 경유차가 가장 심각하다. 폭염으로 에어컨 보급이 늘어나고 난방기구, 김치냉장고 등 예전엔 없던 가전제품들이 집안을 계속 채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에너지전환 정책의 실효성 제고 방안’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2017년 석탄화력 발전량이 전년보다 11.4%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경유차의 국내 비중은 33%(2002년)에서 42%(2016년)로 계속 늘었다. 미세먼지 걱정은 잔뜩 하면서도 정작 행동은 거꾸로 하는 청개구리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서는 미세먼지 자체를 줄이는 일이 우선이다. 원인에 집중하지 않고 미세먼지를 일시적으로 피하는 공기청정기나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는 것으로는 미세먼지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그동안 많은 사람이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중국을 탓했다. 그러나 중국발 미세먼지보다 국내발 미세먼지 발생량이 더 많다고 이미 밝혀졌으며, 특히 자신과 가까운 곳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건강에 치명적이다. 미세먼지는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더 해롭다. 그런데 학부모들은 학교나 학원 앞에서 시동을 끄지 않은 채 공회전을 하며 자녀를 기다린다. 아이들이 숨 쉬는 공간에서 부모들 스스로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며 대기오염의 주체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변화의 출발이다. 나부터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행동을 바꿔보자. 무엇이든 내가 사용하는 만큼 에너지가 필요하고, 에너지를 만들려면 뭔가를 태워야 하며 거기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나와 가족의 건강을 해치게 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우리가 택배로 물건을 주문하면 물건을 만드는 공장이 돌아야 하고, 과한 포장이 필요하며, 배달을 위해 오토바이나 자동차가 달리게 된다. 적게 사고, 적게 쓰고, 적게 버리는 미니멀라이프, 에코라이프가 답이다. 건강을 위해 매일 30분 이상 환기하는 습관도 잊지 말자.
언제까지 계속 청개구리로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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