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의 에코해빗 5] 내 옷장에서 쇼핑하기(2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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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에코맘코리아
- 작성일 : 21-07-27 19:40
- 조회수 : 10,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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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의 에코해빗] 내 옷장에서 쇼핑하기
대학시절 ‘우리학교 축제티셔츠는 왜 이렇게 촌스러울까? 옆 학교는 참 멋스럽던데…’라고 생각하던 나는 대학원생이 된 후 ‘멋스러운 티셔츠를 한 번 만들어 볼까?’ 호기심이 발동했다. 건축학과를 다니는 동생을 닦달하여 내 눈에 쏙 드는 티셔츠 디자인을 받아낸지라 '1000장'을 주문하겠다고 동료들에게 말했다. 모두들 "100장 이상 주문하면 빚더미에 올라앉는다"고 걱정을 태산같이 했지만 손이 큰 나는 결국 '700장'을 주문했다. 축제가 시작되자 쌓아 놓았던 티셔츠는 1시간도 안되어 완판 되었다.
그 다음 해 축제가 다가오자 자신감이 배 밖으로 나온 나는 동료들과 의논하지도 않고, 내가 결정한 디자인으로 티셔츠 '2000장'을 주문했다. 자그마치 한 학년의 절반에 맞먹는 숫자다. 첫날은 꽤 팔렸으나 둘째 날부터는 재고가 쌓여갔다. 작년에 망한 여러 학과가 올해는 디자인을 신경 써 경쟁자가 생긴 탓이다.
마지막 하루가 남자 이 긴박한 상황을 극복해야 했다. 몇몇 후배들과 밤을 새우며 티셔츠 뒷면의 포인트 디자인이 딱 보이도록 접어서 반짝이는 투명 비닐봉지에 넣어 백화점 상품처럼 진열했다. 결국 축제 마지막 날 티셔츠는 다 팔렸다. 해외여행 선물용으로, 학회선물 용으로, 학생은 물론 교수님들까지 수 십장씩 사갔다.
이렇게 30여 년 전에도 상점하나 없이 판매의 귀재역할을 하던 내가 변했다. 더구나 올해는 옷을 사지 않겠다고 결심했고, 다른 사람들도 동참시키고 싶어 안달이다. 왜 이리 변한 걸까?
출처 : 여성신문(http://www.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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